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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수난사

차명훈 목사

2021-4-21

성경묵상의 나눔: 출8:1-15

어릴 때 강아지풀로 개구리를 잡아본 적이 있다. 강아지풀이나 피의 긴 줄기를 길게 잘라 열매의 마지막부분만 남겨놓고 낚시대처럼 개구리 앞에 가져가 약하게 흔드는 것이다. 날파리인 줄 알고 개구리가 혀를 길게 뻗어 물면 거친 열매 표면과 개구리의 끈적한 혀가 달라붙어 한동안 매달려 있게 된다. 개구리를 어찌할 수는 없고 결국 놓아주지만, 잡는 재미가 있기에 친구따라 해본 적이 있다. (개구리야 미안하다!)

내게 개구리가 재미있고 친숙한 추억의 한 부분이지만, 이집트에서는 개구리를 헤케트라는 사람몸에 머리털 달린 개구리머리를 만들어, 우상으로 삼아 숭배하였다. 장마 후에 많아지는 개구리 떼를 보면서 다산과 풍요의 신으로 섬겼다고 한다.

하나님이 피재앙이후, 두번째의 재앙으로 애굽을 개구리 천지로 만들어 지겹게 만든 것은 저들의 우상을 깨뜨리는 작업이셨다.
본문의 재앙은 열가지가 계속되지만, 열이라는 숫자가 의미있기보다 내가 하나님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깨달아진다. 내가 하나님보다 소중히 여기는 것이 지금있다면 아직 내게 우상이 남아있는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

우리도 재앙을 당할 때 있다. 그렇게 당하는 재앙을 바로처럼 숨 쉴만 하면 다시 완강해지는(15절), 지금 상황을 모면하는 기회를 삼아서는 안된다.
바로왕처럼 “정말 저들이 믿는 하나님이 한 것일까?” 의심을 담아 “내일 개구리를 치워달라면 그렇게 될까(10절), 우연이 아닐까?” 하듯 하나님 대면하기를 두려워 해서도 안된다.

나의 신앙과 고백은 “지금 내 우상을 치워주세요. 주님만이 나에게 소중한 전부입니다” 라는 고백이 되게 하자.
사람들은 절대 천한 것이나, 무의미한 것을 우상으로 삼지 않는다. 가뭄 속에 허덕이다가 비가 오고 물이 풍성해지면 울어대는 개구리가 얼마나 고맙고 귀했을까? 그러므로 우상을 삼은 것들이 문제가 아니다. 피조물을 우상으로 대하는 하나님의 능력을 망각한 인생들이 문제일 뿐이다. 다르게 말하면 개구리 재앙은 하나님을 떠나고, 불순종하는 인생들의 완강함으로 인해 희생당한 개구리들의 수난사이다.

나에게는 몇가지 재앙이 남아있을까? 지금의 재앙같은 연단으로 이제는 온전히 주께 돌아왔는가? 깊게 경험하는 내 인생의 두번째 재앙으로 이제는 완강함을 꺽고 주께 온전히 돌아왔는가? 아니면 아직도 우상에 끌려가고 있는가? 팔짝 뛰듯 눈에 보이고, 개골개골하듯 귀에 솔깃 들리는 우상의 소재들이 주위에 많다.

그 우상화를 이겨내고자,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한가지 고백이라 깨닫는다. 유일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그 속에서 보고, 인정하는 것이다. 개구리... 하나님이 만드신 곤충, 목석 우상들... 하나님이 만드신 돌과 나무들, 내 속의 재화...하나님이 허락하신 도구들, 인생....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드신 형제자매들, 권력...하나님이 맡기신 섬김의 기회!.

강아지풀로 개구리를 잡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왕이신 하나님, 모든 세계를 지으신 하나님과 그 아들예수를 믿고 사는 신앙의 길 하나로 온갖 우상꺼리를 막고 주님의 자녀로 살아가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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